고발뉴스 인터뷰 기사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51] <강원국의 글쓰기>를 출간한 강원국 작가

<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를 잇따라 출간해 많은 사랑을 받은 강원국 작가가 4년 만에 신간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말에 출간한 신간 <강원국의 글쓰기>는 기존 글쓰기 책과는 다르게 장 작가 본인의 생활 속 이야기와 함께 본인만의 글쓰기 비법을 담았다.
4년 만에 신간을 소회와 책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듣고 싶어서 지난 23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근처 커피숍에서 강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강원국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달 말 <강원국의 글쓰기>라는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4년 만에 출간하셨는데 소회가 있을 것 같아요?
“<대통령의 글쓰기> 이후 다음 텀이 좀 길었죠. <대통령의 글쓰기>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는 바람에 다음 책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책으로 안 나와서 그렇지 사실 전혀 안 쓴 건 아니고 두 번 정도 시도했어요. 한 번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에 준비를 해서 출간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탄핵이 되며 국정농단으로 인해 사람들이 <대통령의 글쓰기>를 많이 찾았어요. 그거에 전념하느라 책 출간을 뒤로 미뤘어요.
국정농단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출간하려고 했지만 썬 둔 내용은 못 내겠더라고요. 글이라는 건 지나고 보면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서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못 냈죠. 또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건 출판사에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엎어졌어요. 어찌 보면 이번이 두 번 정도 우여곡절을 겪고 내다보니 4년이란 텀이 생겼네요.”
“메모는 글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 생각하는 뇌 만드는데도 중요”
– <강원국의 글쓰기>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출판사 기대보다는 못한 것 같은데 제 기대보단 나은 거 같아요. 인문분야에서 그래도 10등으로 되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동안 <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를 출간했잖아요. 이번엔 <강원국의 글쓰기>로 작가님 이름을 넣으셨던데 부담스럽진 않나요?
“아무래도 이름을 넣는 게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갖는 것이라서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려고 이름을 넣었어요. 어차피 계속 글쓰기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름 넣는 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 <강원국의 글쓰기>와 <대통령의 글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대통령의 글쓰기>는 대통령의 글 쓰는 방법을 지켜봐서 제가 소개한 거고 <강원국의 글쓰기>는 그야말로 저의 글쓰기 방법이거든요. 엄밀한 의미에서 제 첫 번째 글쓰기 책이라고도 할 수 있죠. <회장님의 글쓰기>도 제 글쓰기 책은 아니잖아요.”
– 책을 출간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대통령의 글쓰기> 성공이 계기죠. 그게 성공하지 않았으면 <강원국의 글쓰기>를 쓰라고도 안 했을 테고 저도 쓸 마음을 안 가졌겠죠. 또 하나는 <대통령의 글쓰기> 내고 나서 천 번 넘게 강의를 했고 지난 4년 동안 제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써놓은 글이 2,800꼭지 정도 됐거든요. 그걸 한번 묶어내고 싶었어요. 묶어낸다기보다 저절로 머릿속에 묶어진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이걸 낳지 않고는 제가 더 불편한 상태가 된 것 같아요. 차올라서 이젠 어떻게든 쏟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해요.”
– 준비는 얼마나 하셨어요?
“집필 기간은 두 달 정도 걸린 거죠. 그러나 길게 보면 매일 강의하며 글쓰기에 대한 글을 썼으니 4년 동안 쓴 거죠. 그리고 더 길게 보면 제가 글쓰기를 한 게 28년 되니까 28년 동안 준비한 셈이죠. 글쓰기를 해오며 알게 되고 깨달은 걸 쓴 거니까요.”
– 작가님은 목차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던데 대부분 목차를 안 보고 책 내용만 보잖아요.
“목차는 사실 지도 같은 거예요. 우리가 어디를 갈 때 지도 안 보고 가는 것과 지도 보고 가는 건 차이가 있죠. 제가 목차를 보는 첫 번째 이유는 전체 구성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 저는 책을 읽을 때 1장 1절부터 읽지 않아요. 목차를 보고 그중 궁금하고 읽고 싶은 걸 읽어요. 목차를 안 보고는 그걸 찾을 수 없죠.
결정적으로 제가 목차를 본 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고향인 전주 내려와서 방에 누워있는데 몇 달 전까지 보던 고등학교 3학년 정치 경제 교과서가 눈에 띄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목차를 본 것 같아요. 이 책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때 목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어요. 그동안 전 숲의 모양은 안 보고 숲 안에 들어가 나무만 만지고 다닌 거죠. 전체 그림을 보고 들어갔다면 공부가 훨씬 수월했을텐데라는 생각에 목차의 중요성을 그때도 알았어요.
그 이전엔 책에도 썼지만, 이모네 집 살 때 이모부 책 목차를 봤고 요즘에도 목차 보는 걸 즐겨요. 목차 하나를 보면 뭔가 하나 쓸거리가 생각나요. 교보문고나 예스24 등 어딜 가서 어느 책을 보던 뭐든 하나는 써요.”

– 출판사에 근무하셔서 책 쓰는 데 도움 될 것 같아요.
“출판사 경험이 도움 많이 되죠. 일단 출판사에 있으며 책 마케팅을 했거든요. 제가 편집한 책은 마케팅도 해야 하거든요. 물론 큰 출판사는 안 하지만요. 그걸 해본 경험이 있으니까 독자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고 이런 책의 주 독자층이 어디라는 것 등을 알고 써서 도움이 되겠죠.”
– 메모를 강조하시던데 메모가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첫 번째 메모는 글감이 됩니다. 글감 저장 창고 같은 거죠. 전 메모하지 않고 글 쓰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요. 글 쓰는 사람은 반드시 메모해야죠. 기억에만 의존해서 글 쓸 수는 없잖아요. 생각나거나 본 걸 메모해야 그걸 보고 글 쓸 수 있죠. 녹음하는 것도 메모하는 거죠.
그리고 메모한다는 것 자체가 글을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에요. 메모한다는 건 언젠가 써먹겠다는 거죠. 특히 메모는 제가 생각나는 것을 쓰는 거니까 생각을 만들어 준 뇌에 대한 칭찬이고 격려죠. 생각하는 뇌를 만드는 데에도 메모는 중요한 거 같아요.”
– 글이 안 떠오를 땐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쓰려고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해요. 산책한다든지 누굴 만나는 등이요. 다른 일 하다 돌아와서 보면 뚫려요. 차라리 안 써질 땐 잠자는 게 낫고 제일 좋은 건 카페에 와서 수다 떠는 게 막힌 걸 뚫지 막힌 자리에서 노트북 뚫어지라고 쳐다봤자 제 경우는 안 써져요.”
– 카페에서 글 많이 쓰시는 것 같던데 시끄러워서 집중 안 될 때도 있지 않나요?
“물론 저도 아주 시끄럽게 떠드는 데에서는 글이 안 써져요. 대부분은 소리가 들릴락 말랑할 정도의 소음이기 때문에 그건 저에게 도움 돼요. 오히려 전 적막한 데 가면 더 생각 안 나는 거 같고 약간의 소음이 좋은 거 같아요. 또 하나 전 혼자 있는 데에서 글이 안 써져요. 사람들 있는 데에서 글이 잘 써져요. 아무래도 카페에 사람들이 있고 소음도 있어서 카페를 가죠.”
– 어휘력을 강조하시잖아요. 우리나라 사람들 국어 어휘력이 영어보다 약하지 않나요? 영어 단어는 외우면서 우리 단어는 안 외우잖아요.
“그래서 저도 불만이죠. 영어 단어 모르는 건 부끄러워하면서 우리말 어휘 모르는 건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사실 그게 더 부끄러운 일이죠. 어휘력은 사고력과 직결되고 책을 읽은 독해력과도 관련 있거든요. 그래서 어휘력을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국어사전을 가깝게 둬야죠. 그런데 젊은이들 어휘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어요. 이건 SNS 영향이 커요. 젊은 층은 읽지 않고 보거든요. 그러니 어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SNS에서도 이모티콘 같은 거로 표현하기 때문에 어휘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죠.”
– 글쓰기 책이 많은 데 그것과 <강원국의 글쓰기>의 차이점은 뭔가요?
“예를 들어 보고서 쓰기라면 기업에서 쓰지 않은 사람이 책을 쓴다든지 기자 등은 그런 글을 안 써봤잖아요. 자기 체험으로 나오지 않은 글쓰기 책은 문제가 있죠. 물론 꼭 경험한 것만 써야 하냐면 아니지만 경험하지 않으면 고충 같은 걸 모르잖아요. 직장인들이 무엇으로 어려움을 느끼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강원국의 글쓰기>는 전부 제가 경험한 내용이에요. 경험 중심으로 쓴 게 다르지 않나 해요.”
– 글을 잘 쓰려면 주위에 칭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던데.
“글은 칭찬을 먹고 자라거든요. 아군이 주위에 있느냐 없느냐는 큰 차이인 거 같아요. 우리 사회는 지적해 주는 사람은 많은 데 응원에 박해요. 생각해 보세요. 미국이나 유럽은 뭘 해도 칭찬부터 해요. 격려나 응원이 주된 거고 거기에 지적이나 충고하는 데 우리는 주로 지적과 충고가 많은 사회죠. 그게 글쓰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요. 글 쓰며 눈치 많이 보고 스스로 검열 많이 하고요. 그러니 글쓰기가 두려운 거죠.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글이 잘 써지는 데 눈치를 많이 본다는 거죠. 하도 지적 많이 당하니 그런 거예요.”
– 그럼 작가님은 눈치 안 보시나요?
“여전히 보지만 예전보다 나아요. 예전엔 아주 심하게 봤어요. 왜냐면 제 글이 아니라 남의 끌을 쓰는 거라서 극단적으로 눈치를 봤어요. 그런데 요즘은 제 글을 쓰니 훨씬 자유롭죠. 물론 독자 눈치는 봐야지만 예전 같지는 않죠.”

“어찌 보면 ‘아내와 함께 쓴 글쓰기’…악처로 만들었다고 불만도”
– 질문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던데.
“문제죠. 기자조차 질문 안 하는 사회잖아요. 우리가 질문을 두려워하는 게 어릴 때부터 질문하다 낭패를 당해요. 대게 어떤 경우냐면 황당한 질문인데 이건 창의적인 질문이에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이 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걸 엉뚱하다고 야단맞아요. 두 번째는 까칠한 질문이죠. 뭔가 문제제기를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 역시 모난 돌이 되어서 정 맞아요. 질문하기가 위험해서 질문 하는 걸 두려워하죠.
사실 글쓰기는 자기가 자기에게 묻고 답하는 것이거든요. 근데 질문을 두려워하고 답하는 거에만 능숙하고 문제 풀기만 잘하고 문제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글을 잘 쓸 수가 없어요. 우리 사회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도 질문이 허락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에요. 질문 하면 왜 말대꾸하냐고 혼나죠. 그래서 학교 다닐 때부터 질문 안 하잖아요. 수업 끝날 때 질문하면 잘난 체 한다고 하죠. 질문을 안 하니 의문을 가지지 않고 호기심이 사라지고 궁금증이 없고 그런 상태에서 글 잘 쓸 수가 없죠.”
– 책 내용 중 아내와의 이야기가 많던데.
“와이프와 사는 시간이 대부분이에요. 예전에는 대통령이나 회장과 함께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죠. 회사에 대부분 시간을 보냈거든요. 회사나 청와대를 나와서도 대통령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람 없잖아요. 제가 월급 받는 거도 아니고 누굴 모시는 거도 아니죠. 대부분 시간을 아내와 보내다 보니까 아무래도 책에서 아내 이야기 많아질 수밖에 없죠. 어찌 보면 ‘강원국의 글쓰기’가 아니라 ‘아내와 함께 쓴 글쓰기’ 같은 거죠.”
– 아내분이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해 싫어하지는 않으세요?
“아내에게 가장 먼저 보여줬는데, 자기를 너무 ‘악처’로 만들었다고 불만이죠. 그런데 와이프도 잡지 편집장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 글을 써야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자기가 악역을 맡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빼라고 하진 않더라고요.”
– 책에 담지 않았지만, 작가님만의 글쓰기 비법이 있을까요?
“제일 좋은 비법은 매일 쓰는 거예요. 매일 쓰는 거 이상의 비법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매일 써요. 그런 면에서 할 말이 있죠. 제가 쓰지 않으며 매일 쓰라고 하면 안 되는 데 저는 매일 쓰거든요. 그게 가장 좋은 비법이에요. 뭐라도 좋으니 매일 쓰는 게 좋죠.”
– 일반 글쓰기 책과 다른 거 같아요. 얼핏 보면 에세이집인가 할 정도로 작가님 생활 이야기가 많던데.
“가르치려고 드는 책이 아니라 나를 그냥 보여주는 책을 쓰려고 했습니다. 글쓰기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데에는 저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야말로 재능도 독서량도 부족한 상태에서 늘 두려움 속에 글을 써왔으니까요. 이런 ‘강원국’도 쓰는데 나라고 못쓸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하면 이 책을 쓴 보람이 있겠지요.”
–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우리 한국인의 삶이라는 게 주로 남의 말을 듣고 남이 쓴 글을 읽으면서 사는 이에요. 시키는 거하고 잘 듣고 하는 삶이죠. 자기 말하고 자기 글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저는 신영복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읽기와 듣기론 정체성이 안 만들어지고 자아가 확립되지 않아요. 말하고 쓸 때 만들어지죠. 말하고 쓰는 삶을 살아야죠.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삶이죠. 그러나 말하지 않고 글만 쓰는 삶도 안 되고 말만 하고 글 안 쓰는 삶도 안 되죠. 말하고 글 쓰는 삶을 살아야죠. 두 개가 다 필요해요. 결론은 말하고 글 쓰는 삶을 사라는 거죠.”
– 말은 잘하는 데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글은 잘 쓰는 데 말 못 하는 사람도 있죠.
“글은 잘 쓰는 데 말 못 하는 건 말을 많이 안 해서 그런 거고 말은 잘하는 데 글 못 쓰는 건 글 많이 안 써서 그런 거죠. 어느 한 쪽을 안 해서 그런 거죠. 안 하는 걸 많이 하면 간단히 해결되어요. 왜냐면 글 잘 쓰는 건 말 잘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동안 말 아니 어려웠을 뿐이죠.”
– 글쓰기는 재능인가요. 노력인가요?
“재능 필요 없어요. 물론 재능이 필요한 경우가 있죠. 예를 들어 시나 소설 쓰는 건 재능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우리는 그런 걸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런 글은 재능과 관계없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는 어려운 가운데 악전고투하는 매체로 알고 있고 우리 사회 빛과 소금의 역할 하는 매체로 알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런 매체를 열심히 보는 독자들이 존경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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