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투데이 기고 15회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홍보맨이 되라
– 보도자료 등 홍보하는 글은 어떻게 써야 하나

감히 조언한다.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홍보맨이 되라. 기업 홍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나는 대우증권 홍보실에서 7년 간 일했다. 그때는 기자 접대만 잘하면 됐다. 그러면 홍보성 기사도 내주고, 불리한 기사는 안 써주기도 했다. 신문, 방송 매체와 기자들에게 전적으로 매달리던 시절이었다.

홍보환경 변화
지금은 어떤가. 개별 기업이 독자적인 미디어 기능을 한다. 회사 홍보를 신문이나 방송 매체에 부탁하거나 의존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매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기자가 쓰던 글을 직원들이 써야 한다. 또한 기사 발굴 안목과 가공 능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언론이 하던 일이다. 자체 홍보 아이템을 개발, 가공하여 새로운 가치와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를 전파하는 일을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 당연히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해지고 대접받게 될 것이다.내 경험으로 직장에게는 세 가지 마인드가 필요하다. 홍보마인드, 법적마인드, 수치마인드이다. 그중 가장 필요한 것은 홍보마인드다. 요즘 홍보 트렌드 역시 세 가지다. 스토리화, 시각화, 수치화다. 결국 스토리텔링과 시각화 능력이 있고, 수치에 밝은 사람이 직장생활을 잘한다.

홍보마인드를 갖자

홍보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조직 안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 이는 홍보 관련 부서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어느 부서, 어느 업무 영역에서나 해야 할 역할이고 필요한 역량이다.
첫째, 대변역할
조직의 입장 설명 및 기자 문의 응대, 오보 대응, 보도자료 작성 등에 참여한다.
둘째, 허브역할
조직 내 정보의 집적지로서 회사 역사와 최고경영자의 말과 글을 꿰고 있다.
셋째, 센서역할
기업 활동의 이해 관계자는 물론 오피니언리더 등의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파악하며,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자임한다.
넷째, 사내커뮤니케이션
정보의 공개와 공유, 구성원 간 소통의 매개 및 촉매 역할을 한다.
다섯째, PI(President Identity)
회사 경영진에 홍보 관련 업무를 조언하는 스핀닥터 직분을 수행한다. 최고경영자의 인터뷰 및 기자간담회 주선, 기고, 연설문 작성 등에도 관여한다.
여섯째, 메시지관리
아젠다를 설정하고 의제를 관리한다.
일곱째, 위기관리
위기 대책과 위기 시 극복 방안을 주도적으로 제안한다.
여덟째, 홍보기획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한다.
아홉째, 정책제안
기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를 수집, 조직 내부에 공유하거나, 기자들에게 회사 정책을 설명한다.

신문기자처럼 쓰자
이태준 선생은 <문장강화>에서 기사문을 이렇게 쓰라고 권고한다.
“과장 없이, 장식 없이, 빠짐없이, 분명하고 정확하게 알려라.”
보도자료는 기자가 기사 쓰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가짜 기사문’이다. 홍보실에서 보도자료를 쓰면서 가장 많이 참고했던 것은 역시 신문기사였다. 보도자료를 쓰기 전에 비슷한 유형의 기사를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됐다. 또한 내가 쓴 보도자료를 기자들이 어떻게 기사로 고쳐 썼는지는 매우 유익한 참고가 됐다. 여러 기자에게 첨삭지도를 받은 셈이다.

보도자료가 아니더라도 기사체형 글을 쓸 일은 많다.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에서부터 일기, SNS, 기행문 등 사실관계를 알리는 글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가장 기본은 육하원칙에 충실한 것이다. 두괄식으로 쓰는 것도 기본이다. 짧게, 쉽게, 정확하게 써야 한다. 군더더기를 모두 걷어내고, 수식어도 빼야 한다. 본문은 한 장으로 끝내고, 더 할 말은 첨부 문서로 처리한다. 중학생 정도가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한다. 글이 쉬우려면 문장 길이가 짧고 구조가 단순해야 한다. 수치나 이름, 연도, 지명 등 팩트 상의 오류는 물론, 오탈자가 있어서도 안 된다. 모호하여 불분명한 것도 부정확한 것이다. 이밖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자기 의견을 사실로 둔갑시키지 않는다. 취재원과 출처를 정확히 밝힌다. 검색에 노출될 수 있도록 키워드를 요소요소에 넣어준다. 트렌드, 핫이슈에 편승하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추가한다. 특히, 제목은 섹시하게, 부제목은 사실에 입각해서 단다.

1. 첫 문장에 승부를 걸어라.
리드문이 전체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야 하며, 기자로 하여금 기사로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해야 한다. 첫 문장에서 주의를 끌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2. 두괄식으로 작성하라.
홍보 관련 글은 무조건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특히 보도자료는 극히 일부만 기사에 반영될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중요한 내용, 기사에 꼭 반영됐으면 하는 내용을 앞에 배치한다.
3. 최대한 짧게 쓴다.
길어질수록 읽는 사람의 관심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기자는 시간이 없다. 인내심도 없다. 그러므로 욕심 부리지 마라. 핵심적인 내용 중심으로 압축해서 작성하라. 그렇다고 기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이 빠져서도 안 된다.
4. 육하원칙은 다 들어가야 한다.
육하원칙은 기사 작성의 기본이다. 이 중에 빠져 있는 게 있으면 기자는 짜증난다. 되묻는 수고를 감수하는 기자는 흔치 않다.
5. 쉽게 써라.
기자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하고 써라. 실제로도 모른다. 읽다가 갸우뚱하는 대목이 있으면 안 된다.
6. 군더더기가 없는지 확인하라.
없어도 될 말은 과감하게 삭제하라.
7. 내러티브 기사로 써보라.
인물 소개, 사진 등을 넣어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해보라.
8. 벤치마킹하라.
가장 좋은 벤치마킹 대상은 자기가 쓰고자 하는 내용과 유사한 기사다. 물론 사보의 경우는 기존에 누군가 쓴 사보 기사다.
9. 트렌드를 넣어주면 좋다.
회사 제품에 국한하지 말고 업계·경쟁사 동향이나 최근 트렌드를 넣어주면 기사가 커질 수 있다.
10. 비하인드 스토리도 좋다.
딱딱한 제품 얘기 이외에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비화 같은 걸 양념으로 넣어주면 기사에 들어가진 않더라도 보도자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만큼 기사화될 가능성도 크다.
11. Q&A를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쉽게 쓸 자신이 없으면 기자나 독자가 궁금할 만한 내용으로 Q&A를 만들어 달아줘라. 잘하면 Q&A까지 기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
12. 소비자 반응까지 서비스하면 금상첨화다.
기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차원에서 반응 같은 것을 인용으로 달아줘라. 그러나 기자의 영역까지 너무 깊게 들어가면 역효과 난다.
13. 사회 현상이나 핫이슈에 묻혀가라.
회사 제품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이나 핫이슈에 잘 연관 지으면 기사로 채택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14. 사진도 중요한 기사다.
가능하면 사진도 함께 준비하라. 방송사에는 동영상을 보내줄 수도 있다.
15. 인터넷 검색도 염두에 둬라
기사화됐을 때, 온라인에서 검색이 잘 될 수 있도록 핵심 키워드를 잘 삽입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하나. 보도자료 작성은 자료 찾기와 취재다. 대우증권 홍보실 신입사원 시절, 인터넷은 없었지만 자료실이 있었다. 신문철을 뒤지면 됐다. 신문에 모범답안이 있었다. 기사는 돌고 돈다. 작년 이맘때 기사는 지금도 뉴스 가치가 있다. 내용만 최신 것으로 바꿔주면 된다. 그러면 새 것이다. 자료를 잘 찾으면 그 안에 답이 있다.

취재를 잘해도 된다. 인터뷰 본질은 다섯 가지다.

1. 질문한다. 물어보는 게 기본이다. 궁금증,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2. 반문한다. 상대 답변에 되물어야 한다. 왜 그런지, 그게 맞는지.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3. 정리한다. 상대가 말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력과 요약 능력이 필요하다.
4. 풀이한다.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비유, 예시 등을 잘해야 한다.

광고 문안이나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 흔히 쓰는 방식 중에 ‘FAB’라는 게 있다. Feature(특징), Advantage(장점), Benefit(이익)의 머리글자다. 특징을 소개하고, 두드러진 장점 한두 가지를 말한 후, 소비자나 수요자의 이익과 혜택을 강조하는 식이다. 이 방식은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 같이 사람을 홍보하는 데도 자주 쓰인다.
나는 대인관계가 좋고 사람 만나기를 즐긴다. (특징)
나는 마당발이다. (장점)
나를 채용하면 영업실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익)

보도자료 보다 더 중요한 것
제목 섹시하게 뽑고, 육하원칙에 따라서, 두괄식으로, 기자가 궁금해 하는 것 없이 쓰면 될까? 이것은 기본 아닐까? 이렇게 썼다고 잘 쓴 보도자료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1. 평소에 기삿거리를 제공한다. 언젠가 배포해야 할 홍보용 보도자료를 먹히게 하기 위한 훌륭한 밑밥이다. 이것 없이 보도자료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2. 보도자료 내기 전에 사전 브리핑하라. 소파에서 앉아 한다고 해서 ‘소파 브리핑’, ‘백그라운드 브리핑’이라고 한다. 집단으로 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해야 효과 있다.
3. 매체전략을 잘 구사해라. 일간지에 줄지 주간지에 줄지. 진보지에 줄지 보수지에 줄지. 신문에 줄지 방송에 줄지. 종합지에 줄지 전문지에 줄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활동을 바르게 잘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활동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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