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투데이 기고 11회

기획서, 제안서 쓰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기획서나 제안서를 쓸 일이 많다. 그런데 기획•제안서는 보고서와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다. 그 하나는 사전에 하는 보고라는 점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떠냐고 묻는 문서다. 또 하나는 성과와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보고서이다. 그러나 주눅들 것 없다. 계획을 짜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시간에는 기획•제안서가 갖춰야 할 7가지 요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자신감이 묻어나야 한다.
기획•제안서에는 이 일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읽혀야 한다. 자신 없는 표현은 절대 금지다. ‘아마도’, ‘~하는 경향이 있다’, ‘~할 듯하다’, ‘일반적으로’, ‘~같다’ 등과 같은 표현은 신뢰와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그렇다고 너무 단정적인 표현도 위험하다. ‘무조건’, ‘절대로’, ‘틀림없이’ 등이다. 피동형 문장은 쓰지 마라. 능동형이 자신감 있다.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열정과 확신이 배어 있다고 느끼면 일단 성공이다.

둘째, 의문사항이 없어야 한다.
읽지 않고 보게 하라. 두 번 읽어야 이해되는 기획•제안서는 짜증이 난다. 죽 넘겨만 보고도 전체 내용이 파악되어야 한다. 그것도 일목요연하게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목차와 중간제목만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면 좋다. 파워포인트 문서처럼 설명이 필요하면 안 된다. 전문용어나 고급스러운 표현이 자신의 전문성을 돋보이게 하지 않는다. 상대가 전문가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문가일수록 더 쉽게 써야 한다. 어려운 것을 쉽게 표현하면, 아마추어는 모르지만 고수는 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쓰는 게 진짜 선수다. 미심쩍은 내용은 Q&A를 첨부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흥미를 끌어야 한다.
튀거나 참신한 것은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읽는 사람이 알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찌르는 것이다. 알고 싶은 것이 흥미로운 것이니까. 또한 강조하는 것이 분명해야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핵심 제안은 하나여야 한다. 볼록렌즈처럼 초점이 작아져야 화력이 세다.

넷째, 진실해야 한다.
과장은 안 된다. 과장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기 때문에, 과장은 과장되기 십상이다. 특히 실현 가능성이나 기대효과를 부풀리면 안 된다. 주관보다는 객관, 의견보다는 사실에 바탕 하는 게 좋다. 과다한 수식어도 진정성을 해친다. 예산 관련 내용은 최대한 세세하고 정확해야 한다. 반대로 단점, 우려사항, 부작용 등을 언급하면 신뢰가 높아진다. 자신의 제안과 다른 관점, 불리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괜찮은 방법이다.

다섯째, 항목 선택이 성패를 좌우한다.
기획•제안서에 들어갈 여러 항목이 있다. 기획의 목적(의의), 개요, 현황, 문제점, 해결방안, 제안배경, 기본전략, 실시계획, 과거 및 해외 사례, 향후 사업방향, 홍보방안, 추진방향, 실시방법, 추진일정, 수익성 분석, 수익 창출방안, 향후전망, 기대효과 등… 그 외에도 많다. 이 가운데 기획서의 취지에 맞는 항목을 골라서 작성한다. 기본적으로 7가지 요소는 들어가야 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에, 왜’이다. 기획•제안서의 성격에 따라 기본 형식이란 게 있다. 하지만 형식에만 얽매이면 진부해 보인다. 그렇다고 너무 벗어나면 읽는 사람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

여섯째, 강력할수록 좋다.
읽는 사람의 뇌리에 박히는 한 문장이 있어야 한다. 채택해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보여줘야 한다. 한 번 보고도 잊히지 않을 만큼 단순해야 한다. 단순함이 최상의 전략이다. 복잡하면 보지 않는다. 간결할수록 핵심이 두드러진다. 광고 카피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친절은 덤이다.
굵은 글씨나 밑줄 긋기로 강조하고, 글자체를 달리해서 읽기 편하게 한다. 복잡한 내용은 도표, 그림 등으로 말끔하게 정리해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기획·제안서 작성할 때 기억해야 할 11가지 키워드

1. ‘이익’은 무엇인가. 어떤 혜택이 있는가. 이게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2. ‘최씨 삼형제’란 말이 있다. 최초, 최고, 최대에 해당하는 게 있으면 이것을 내세운다. 상투적인 것 같아도 효과 만점이다.

3. ‘희귀성’이다. 흔하지 않은 것에 끌린다. 누구나 가질 수 없고, 언제나 가능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4. ‘차별점’을 찾아내라. 다른 것과 무엇이 다른지. 차별화는 ‘내가 왜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데?’에 대한 답이다.

5. ‘숫자’로 보여줘라. 의미 있는 수치를 찾아내고 잘 갈고 닦아서 내놓으라.

6. ‘근거’가 분명해야 한다. 주장에 넘어올 사람은 없다. 그렇게 주장하고 제안하는 이유를 통계, 관련 이론, 사례 등을 들어 믿게 만들어야 한다.

7. ‘긍정’을 강조하라. 실패율이 20%밖에 안 된다는 말보다는 성공률이 80%나 된다는 말이 더 먹힌다.

8. ‘단도직입’은 하수다. 통쾌함은 있지만 남는 게 없다. 넌지시, 은밀하게 찌르는 게 좋다. 인상적인 비유가 동원되면 더 좋다.

9. ‘참신함’이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진부한 것이야말로 기획의 최대 적이다. 진부함에 사로잡힐 의사결정권자는 없다.

10. ‘대의명분’을 만들라. 누구나 같은 값이면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 이 일은 훌륭한 일이며 이 일을 하는 당신은 착한 사람이란 점을 내비친다.

11.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멋있는 말 필요 없다. 성공가능성에 관한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하다.

당신의 제안을 받는 사람은 의심이 많고 조심스러우며 조급한 사람이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 생각하고 기획•제안서를 읽어보라. 금세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고, 이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다시 써라. 기획과 제안의 목적은 설득이고, 채택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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