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투데이 기고 9회

숫자로 정리하는 직장 글쓰기 팁

  1. 직장 보고서는 다섯 가지 유형

첫째, 상황이나 사실을 소개하거나 개념을 설명하는 글이다. 객관적 사실에 충실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써야 한다.

둘째, 비교 분석하거나 평가하는 글이다. 할지 말지 시행 여부를 판단하거나, 여러 안 가운데 바람직한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다.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며, 이런 부류의 보고서가 의외로 많다.

셋째,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글이다. 문제의식이 필요하며, 문제의 원인, 영향,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넷째, 제안하거나 주장하는 글이다. 기획서, 제안서에 해당하는 글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들어가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관점이나 시각을 보여주는 글이다. 독립적으로 쓰이는 게 아니라, 위의 글들을 쓰는 데 부분적으로 들어간다. 다각적인 사고역량이 필요하다.

 

  1. 보고서가 요구하는 세 가지

첫째, 사실이다. 육하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빠진 것도, 궁금한 것도 없어야 한다. 묘사와 서사, 설명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관점이다. ​고정관념, 통념, 기득권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판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 다각도로 봐야 한다. 반론을 염두에 둬야 한다.

셋째, 아이디어다. 진부하거나 상투적이지 않아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이익은 크고 부작용은 작아야 한다. 창의적 역량이 필요하다.

 

  1. 셋 중 하나는 잘해야

첫째, 문제 제기

둘째, 문제 분석

셋째, 문제 해결이다.

이 가운데 나는 어느 쪽에 자신 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세 가지 모두 해야 하지만, 자신이 잘하는 쪽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문제 제기를 잘하면 냉철한 사람이 되고, 분석을 잘하면 똑똑한 사람이 되고, 해결을 잘하면 유능한 사람이 된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1. 직장에서 글 잘 쓰는 방법 네 가지

첫째, 자신 있게 쓴다. 실력이 없으면 없는 대로, 포장하지 않고 가진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자세로 쓴다. 그렇지 않으면 보고서 쓸 때마다 힘들고 괴롭고 지친다.

둘째, 상사를 파악한다. 특히 상사가 늘 지적하는 허들을 피해서 써라. 한번 지적당한 것을 또다시 지적당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인데, 그것을 안 한다.

셋째, 많이 보여준다. 지적당하는 것을 두려워말고 고마워하자. 지적은 혼내는 게 아니라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속이 편하다. 지적은 불문율이 아니다. 취향일 뿐이다. 그러니 내 자존심 문제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자. 그래야 글이 좋아진다.

넷째, 거듭 거듭 고친다. 글쓰기의 알파요 오메가다.

 

  1. 문서 작성 시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 일곱 가지

첫째, 문서 작성의 목적은 무엇인가?

둘째, 보고서대로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혜택은 무엇인가?

셋째, 설득의 근거는 풍부한가?

넷째,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드러나는가?

다섯째, 해법, 대안, 해석 같은 내 의견이 담겨있는가?

여섯째, 읽는 사람이 궁금한 게 없을까?

일곱째, 이해 안 되는 것은 있지는 않을까?

 

  1. 독이 되는 글쓰기 조언 두 가지

글은 읽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내는 합작품이다. 그러므로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많은 경우 평가는 글쓰기에 약이 된다. 그렇다고 도움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는 독이 된다.

그 하나는, 두루뭉술하게 과도하게 요구하는 조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고 ‘좋다, 나쁘다’만 얘기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선문답을 한다. ‘감동적으로 써 달라’, ‘격조 있게 써 달라’. 무엇이 감동적이고, 어떻게 써야 격조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무책임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 요구를 하는 사람은 자문해봐야 한다. 나는 그렇게 쓸 수 있나.

다른 하나는, 비판 일색의 조언이다. 그래도 찾아보면 잘한 구석이 있을 텐데 비판 일변도다. 감정적이기까지 하다. 지적을 넘어 비난이라 할 정도다. 대개 이런 경우, 안하무인이다. 마치 자기가 정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말이 진리인 것처럼 착각한다. 명백한 오류가 아닌 바에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단지 다를 뿐이다. 이런 경우 도움이 되기는커녕 의욕만 저하시킨다.

글을 고쳐주는 상사도 급수가 있다. 고수는 윗사람의 뜻을 잘 헤아려 고쳐주는 상사다. 중수는 본인 실력이 있어 잘 고쳐주는 상사다. 잘 쓰라고 쪼기만 하는 상사는 하수다.

 

  1. 글쓰기 슬럼프 극복 방법 일곱 가지

글쓰기는 슬럼프의 연속이다. ​슬럼프를 얼마나 잘 극복하고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느냐에 달렸다. ​나는 이렇게 슬럼프와 싸운다.

첫째, 슬럼프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언제나 오는 것으로 당연한 과정이다. 어떤 상황이 슬럼프를 불러왔는지 가만히 들여다봤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되 기간을 조금만 줄여보자고 마음먹었다.

둘째, 반드시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지금 겪고 있는 건 고비일 뿐, 나는 분명히 예정한 분량을 다 쓰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생각하고,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지나온 걸 되새겼다.

셋째,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 같은 환경에서는 그 환경에서 만들어진 슬럼프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글 쓰는 장소를 바꿔보고, 시간대도 변경했다.

넷째, 일상의 고마움에 관해 생각한다. 고3 시절 가출해서 고생하다 돌아왔을 때,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다 다시 직장에 돌아왔을 때, 공부가 가장 편한 일이고, 매일 출근할 데가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은 적이 있다. 아무 일 없이 글 쓰고 있는 것에 감사했다. 건강하니 쓸 수 있고, 일이 있으니 쓴다.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다섯째, 글을 잘 쓰고 못 쓰고 기준은 내가 만든다. 상사 지적은 참고사항일 뿐 내 글은 내가 평가한다. 나는 글쓰기에 관한 나만의 가치관과 신념이 있다. 그것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다. 뭐 이런 생각으로 버틴다.

여섯째, 쓰면서 배운다. 글을 쓰려면 공부해야 하고, 쓰면서 또 배운다. 글쓰기는 공부이고, 나를 살찌우는 일이다.

일곱째,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쓴다. 결국은 떠난다. 내일 당장 떠날 수도 있다. 떠나고 나면 모든 게 아쉽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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