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투데이 기고 8회 “생각을 생각하라”

“생각을 생각하라”

로마시대 정치인 세네카가 그랬다. “문장은 생각의 옷이다.” 글은 생각의 겉치레일 뿐이다. 생각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생각이 전부다. 글쓰기는 생각쓰기니까.

생각은 6가지 총합
직장 생활하다 보면 생각을 말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데 한마디도 못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 지식, 해석, 경험, 느낌, 상상, 통찰 가운데 그 어느 것 하나도 내 안에 없을 때다. 이런 순간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래야 생각을 담은 글을 쓸 수 있다.

첫째, 지식이다. 우리는 아는 것으로 쓴다. 글쓰기의 근간이다. 하지만 이는 검색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
둘째, 해석이다. 사물이나 사안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나 판단이다.
셋째, 경험이다. 겪은 것이 글의 소재가 된다. 가장 와 닿는 글감이다. 내 경험만이 아니라 남의 경험도 해당한다. 내 경험은 일화이고, 남의 경험은 사례다.
넷째, 오감을 통해 느끼는 것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지면서 느끼는 것이다. 가장 원초적인 생각이다.
다섯째, 상상이다. 호기심을 통해 얻어진다.
여섯째, 통찰이다. 일종의 깨달음이다. 직관, 혜안이라고도 한다. 가장 어려운 ‘생각’이다.

생각 만들기에 필요한 것
거저 생각나지 않는다. 생각을 만드는 장치가 필요하다.
1. 문제가 있고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어떤 답을 얻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2. 자기 문제로 여겨야 한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 생각은 없다.
3. 나의 안과 밖에 내가 찾는 생각이 반드시 있다고 확신해야 한다.
4. 자신에게 맞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생각이 잘 나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
5.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답이 아닐 수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편견에 빠지지 않는다.
6. 내가 찾은 정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의심해야 한다. 의심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믿으면 큰 낭패를 본다.
7. 인내해야 한다. 생각은 체력이 필요하다.
8. 여유가 있어야 한다. 정신없이 바쁘면 생각도 없다. 휴식, 놀이, 수면은 생각의 보약이다.

생각 스킬 20가지
회사, 그리고 청와대에서 일하는 내내 생각이 필요했다. 궁여지책으로 내가 만들어 책상에 붙여놓고 생각할 때마다 봤던 내용이다.
1. 산책한다. 회사 주변을 천천히 걸어보라. 최고다.
2. 대화한다. 아이디어, 해법이 필요하면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토론해야 한다.
3. 관찰한다. 사물, 사람, 사건을 유심하게 들여다본다. 관심이 먼저다.
4. 질문한다. 스스로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이유와 원인 등을 물어본다. 물어봐야 뇌는 생각한다.
5. 몰입한다. 하나의 생각에 사흘 이상 몰두하면 답을 찾는다. 꿈에서도 답이 찾아졌다.
6. 나열한다.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생각나는 것을 모두 쓴다. 그 후 빠진 것도 없고, 뺄 것도 없이 추린다.
7. 융합한다. 이 생각, 저 생각을 섞는다. 다른 게 합해지면 새로운 것이 나온다. 정-반-합 사고법도 이에 해당한다.
8. 연상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한다. 유추하고 추론해본다. 마인드맵 접근법이다.
9. 규정한다. 한마디로 정의 내려 본다.
10. 가정한다. ‘만약에 ~라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선과 최악을 가정해본다.
11. 계산한다. 수치로 환산해 따져본다.
12. 분류한다. 생각을 모두 풀어놓고 기준을 잡아 덩어리로 묶는다. 4분위 면에 배치해보는 것도 좋다.
13. 구분한다. 1단계, 2단계, 3단계 혹은 상-중-하로 나눠본다.
14. 낙서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끼적거려본다. 생각을 시각화하는 비주얼싱킹이다.
15. 반문한다. 문제 제기, 이의 제기 등으로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해본다.
16. 검색한다. 자료를 조사하다 보면 생각이 떠오른다.
17. 모방한다. 기존에 있는 것을 변형한다. 오스본 체크리스트와 스캠퍼(SCAMPER)를 참고해보라.
18. 본질을 찾는다. 군더더기를 다 덜어내고 마지막 남는 핵심을 찾는다.
19. 구조를 파악한다. 겉이 아닌 속을 들여다 보고 구조적 요인 등을 밝힌다.
20. 시행한다. 시제품을 만들어보거나 시험적으로 실행해본다. 디자인싱킹이다.

대통령의 생각법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법은 두 가지다. 그 하나는 통념, 상식, 선입견을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기존의 것에 의문을 갖는다. 그것이 정답 맞는지 의심한다. ‘왜 그러해야 하냐.’고, ‘반드시 그럴 필요 있느냐고.’ 그렇게 반문하지 않으면 고정관념에 갇히고 기득권에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있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지 못한다. 기존 것과 다른 돌연변이가 창조다. 노 대통령의 생각법 다른 하나는, 양방향으로 인과관계를 따져보는 것이다. 어떤 사안이 벌어지면 그것이 일어난 원인과 이유를 파고들어간다. 원인의 원인, 또 그 원인의 원인. 다른 한편으로는 영향과 파장을 생각해본다. 그래서 궁극적인 종착점을 찾아낸다. 양방향으로 생각해보면 근본적인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두 가지 생각이 있다, 그 하나는 다각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일은 한 면만 있지 않다. 여러 측면이 있다. 다른 관점,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세 개, 다섯 개 등 숫자를 정해놓고 다각도로 찾는다. 다른 하나는, 역지사지하는 것이다. 상대의 입장, 처지, 사정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내가 보수이면 진보, 현실주의자이면 이상주의자, 명분론자이면 실리론자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사고법은 기업에서도 가능하다. 내가 무얼 하면 경쟁사가 가장 배 아파할까. 경쟁사가 무엇을 할 때 우리에게 타격이 클까.

나는 이런 때 생각이 잘난다.
– 우울하거나 슬플 때다. 기뻐 들떠 있을 때는 생각이 안 난다. 나는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을 때라고 반긴다.
– 관계가 생각을 만들어낸다. 우리 뇌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관계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적 뇌’라고 한다. 인간관계가 풍부하고 좋을수록 더 생각하는 뇌가 된다.
– 회장, 사장, 기관장 위치에 가서 생각해본다. 이른바 ‘헬리곱터 뷰’라고 한다. 누구나 가능하다.
– 평소 아이디어를 잘 내는 사람이라면 뭐라 할까 생각해본다. 조직에서 아이디어 잘 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라면 뭐라 의견을 낼까 생각해보라. 그러면 생각난다.
– 낯선 곳에 간다. 그저 그런 일상에서는 좋은 생각이 안 난다. 습관적으로 생각할 뿐이다. 낯선 곳에서 가면 생각이 잘난다. 굳이 먼 곳까지 떠날 필요 없다. 가까운 곳에도 낯선 장소는 많다.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종점까지 가서 허름한 ‘옛날식 다방’에 들어가 보라.
– 강 건너 불구경하듯 생각한다. 당사자가 되면 오히려 생각이 안 난다. 바둑이나 장기 훈수 두듯 본다.
– 육하원칙에 맞춰 생각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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